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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잔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by ◐№㏇™◑ 2023. 1. 26.

동생을 살리려는 형, 그런 형을 오해하게 된 동생

2004년 2월 5일에 개봉, 2021년 3월 17일에 재개봉했으며 상영시간 148분(재개봉기준) 전쟁 영화이다. 우리에게는 쉬리로 유명한 강제규 감독의 작품이며 제작비 148억 원이 투입됐다. 현재 기준으로는 큰 금액은 아닐 수 있으나 19년 전임을 감안하면 꽤나 큰 금액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태극기휘날리며_한국포스터_동생을-바라보는-장동건과-형을-바라보는-원빈-그리고-제목-아래로는-전쟁장면이-보임
영화_태극기휘날리며_한국포스터

이 영화의 모티브는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의 실화로 박규철 소위와 박용철 하전사의 이야기이다. 당시 북한이 소련의 군정을 받았고 형이 월남, 동생은 북에 남은 상태에서 전쟁이 터졌다고 한다. 각각 남한군과 북한군으로 전행에 참전하게 된 두 형제는 원주시의 전투에서 극적으로 만났고 영화의 스토리 라인과는 다르게 동생이 귀순을 했다. 이 이야기 말고도 많은 사례가 있었기에 영화의 핵심 스토리 라인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 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진태는 그의 연인 영신과의 결혼과 소중한 동생 진석의 대학 진학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1905년 6월 한반도에 전쟁이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진태와 진석은 징집되어 낙동강 전투에 투입된다. 동생 진석을 살리기 위한 진태는 태극무공훈장을 받기 위해 위험한 작전에 스스로 지원까지 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한다. 전쟁 영웅이 되어 훈장을 받고 동생을 제대시켜 살리기 위한 진태의 계획은 새로운 대대장이 오면서 무산된다. 진태의 피나는 노력은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동생 진석은 형의 목숨을 담보로 제대를 하기 싫다며 가족들을 어떻게 보겠냐고 한다. 하지만 동생을 살리고자 한 형 진태의 마음은 변함없었다. 진태의 진념으로 전우가 하나 둘 죽게 되며 진석과의 갈등은 최고조로 흘러간다. 진태는 오직 동생 진석만이라도 살리려고 하고 진석은 그런 형을 증오하기까지 이른다. 진태의 연인인 영신이 학살로 죽게 되며 진석과의 감정의 골은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동생의 죽음이라고 오해한 진태는 갈등하던 대대장을 살해하고 중공군의 포로가 된다. 그렇게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한 진태는 북한군으로 전향했고 그런 형을 구하기 위해 진석 역시 전장에 뛰어든다. 전장에서 만난 두 형제. 진태는 진석을 살려내기 위해 본인의 목숨을 희생하고 진석은 그렇게 살아남게 된다.

 

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강제규 감독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영화에 녹여내고 싶다고 했다. 스토리라인의 한 축인 진태의 진석 살리기가 바로 그것. 특수효과도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수준에 가기 위해 노력했고 당시의 우리나라 수준으로는 최고의 특수효과를 보여줬다. 이 영화 이후로 나온 전쟁영화도 이 영화만큼의 수준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실제로 강제규 감독은 전쟁터의 참상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기술력의 최대치를 보여주었으니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에 대해 당시 비평도 있었는데 그것은 감독의 생각을 꿰뚫지 못한 어리석은 비평이었다고 본다. 이 영화는 민주 VS 공산의 대립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의 한가운데 놓인 형제애와 가족애가 영화의 핵심 주제이다. 기본 바탕은 휴머니즘인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은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즐기지 않을까 싶다.

 

이 장면은 아직도 생생해

시간이 흘러 유해발굴 현장에서 진석은 만년필을 보고서 형 진태임을 확신한다. 발견된 유골 앞에서 동생 진석은 오열하고 만다. 개인적으로 영화관에서 봤을 때 이 장면에서 나 또한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영화에 과몰입을 했던 것도 있었지만 전쟁터에서 그렇게 동생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형의 최후와 그 형을 기다리며 노인이 된 동생.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아마도 이 땅의 이산가족이 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아픈 경험을 다시금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제작 에피소드

스케일이 큰 전쟁영화임에 국방부의 지원을 생각하며 논의를 했으나 지원을 위한 시나리오 수정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감독이 의도한 작품에서의 여러 장치들의 과도한 수정으로 영화의 본질이 변한다고 생각하여 지원논의를 결렬되고 말았다. 그중에 강제규 감독이 고집했던 장면이 있는데 극초반에 진태와 진석이 징집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자원입대로 바꿔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걸 변경할 경우 동생을 살려야만 하는 진태의 캐틱터 자체가 공감을 하기 어려워졌을 것이고 영화의 극적 장치로 활용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

보통 흥행과 평가를 동시에 잡은 영화는 많지 않다. 전쟁 영화의 기준점이자 최고가 된 영화로 천만이 넘는 관객수를 동원하기도 했다. 명량이 나오기 전까지 10여 년간 최고의 흥행을 거둔 전쟁영화이기도 하다. 쉬리 이후에 이 영화마저도 큰 흥행을 하게 되며 강제규 감독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좋은 평가도 많아서 수상도 다수 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기술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춘사영화상 (심사위원특별상, 기술상, 신인남우상),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미술상, 음향기술상)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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